실존주의에서는 인간을 제한된 존재로서 세상에 던져진 존재로 본다. 던져진 존재로서 인간은 존재론적 불안에 직면하면서 성장한다. 불안을 극복하고 성장을 이루기 위해 위엄과 자기 존중을 유지하며 자기 인생을 살고자 하는 진실성과 용기를 필요로 한다. 진실성이란, 인간애로서 개인의 의무를 충분히 인식하고 인간의 자유와 책임을 포용함으로써 얻어진다고 본다. 이 과정은 매우 힘들며, 따라서 용기가 필요하다.
실존주의
실존은 정적 과정이 아니라 진행되는 과정을 수반한다. 실존주의적 접근은 존재의 과학과 과정에 관심을 둔다. 인간의 기본적 문제는 불안, 절망, 죽음, 무의미성, 고독, 고립 등이다. 이러한 문제는 실존적 고통을 생성할 잠재력을 가진다.
실존주의적 접근은 우리의 심리적 문제가 실존으로서 인간의 궁극적 관심사와 관련되어 나타난다고 본다. 이 접근은 분리된 하나의 학파도 아니고 또 깔끔하게 정의된 기법을 가진 체계적인 모델도 아니다. 실존주의적 접근을 성격 이론과 관련하여 세 가지 부류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실존주의적 접근은 실존주의 철학에 근거한다. 따라서 잘 알려진 실존주의 철학자들인 키에르케고르(Kierkegaard, 1813~1855), 니체 (Nietzsche, 1844~ 1900), 하이데거(Heidegger, 1889~ 1976), 사르트르 (Sartre, 1905~1980) 등이 보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반영한다.
둘째, 실존주의적 접근은 종교철학자들에 의한 영향을 받아 발전해 왔다. 영향을 준 대표적인 종교철학자는 부버(Buber), 틸리히(Tillich) 등을 들 수 있다. 부버의 ‘나 당신의 관계’ 혹은 틸리히의 존재할 용기’에서 강조하는 내용이 실존주의적 상담에 반영되었다.
셋째, 실존주의적 철학이나 종교철학을 상담 및 심리치료에 적용하여 실존주의적 접근을 주창한 사람들이다. 여기에는 빈스반거(Binswanger, 1881~1966), 보스(Boss, 1903~1990), 프랭클(Frankl, 1905~ 1997), 메이(May, 1907~1994), 얄롬(Yalom, 1931~ ) 등이 있다.
실존주의 접근은 지금까지 살펴본 성격 이론들과는 다르게 성격 발달이나 성격 평가에 관한 개념들을 제안하지 않았다. 실존주의 학자들은 존재론적 입장에서 인간이 세계와 관계하는 방식을 주로 강조하였다. 따라서 인간 이해에 영향을 끼친 대표적인 인물이 강조한 견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서는 먼저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실존주의 접근에 기여한 대표적인 인물들을 개관하고, 그들이 강조한 주요 개념을 살펴 보고자 한다. 그리고나서 인간 이해와 심리치료에 기여한 실존주의 상담자인 프랭클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고자 한다
대표 학자와 개념
실존주의적 접근에 기여한 주요한 인물로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위해 그들이 강조한 입장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서는 대표적인 인물로 키에르케 고르, 니체, 하이데거, 메이, 얄롬의 입장을 살펴보자.
키에르케고르
키에르케고르는 유럽의 사상계를 휩쓸고 있었던 헤겔의 관념철학적 사고에 대항하여 실존하는 개인의 내면세계를 철학적 사색의 근본 문제로 등장시킨 최초의 철학자이다. 인간의 주관성은 인간의 진리이다.” 이 논제가 바로 인간 실존에 관한 키에르케고르의 결론이다(이창우 역, 1983). 키에르케고르 이전의 철학은 거의 거시적인 일반문제를 추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키에르케고르는 진정한 생의 문제들이란 반드시 이른바 실천적인 개별문제’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보았다. 이런 문제가 곧 실존적인 문제이다(임석진 역,1980). 일반적으로 키에르케고르를 최초의 실존주의자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키에르케고르는 자유를 가능성이라고 정의하고, 이 가능성을 인간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인 면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인간은 끊임없이 가능성에 의하여 유도되며 그 가능성을 생각하며 그리고 창조적인 능력에 의하여 그 가능성을 실현한다. 이 가능성에도 지향하는 자유능력이 동시에 불안을 수반한다. 불안이란 인간이 자기의 자유에 직면했을 때의 상태이다. 곧 자유와 가능성으로 표현된다. 그 가능성이 마음에 떠오를 때는 언제나 불안이 잠재적으로 같은 경험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김영만, 1987).
키에르케고르에게 실존이란 객관화 될 수 없고 대상화될 수 없는 내면성 그리고 주체성을 지니고 있는 존재였다. 그에게 있어서 실존한다는 것은 우선 무엇보다도 단독자임을 뜻했으며 신 앞에 서 있는 나와 하나님 사이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실존은 진실로 불안의 존재이며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요, 언젠가 한 번은 꼭 죽음에 이르러야 할 유한적 존재인 것이다.
니체
니체는 ‘신은 죽었다’ 라는 명제를 통해 그 시대의 모든 기독교적인 가치를 부정하였다. 그러나 이 부정은 모든 것을 부정하여 더 이상 부정할 것이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한 건설적인 부정이었다. “지금까지의 가치에 매달려 온 인간은 이제 자기 스스로를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말을 통해 그는 새로운 인간상으로 초인을 제시하고 있다. 니체가 이상으로 삼는 초인은 종교적이고 초월적인 도덕을 거부하는 현세중심적인 인간인 동시에 민주주의적인 이상을 거부하는 엘리트의 상징이다. 니체의 초인은 아무 주저 없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 가치를 변혁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니체는 인간은 고정적이지 않고 어디에로인가 생성 되어 나아가는 존재로 파악한다(성진기, 1975).
하이데거
하이데거는 그의 주저서인 존재와 시간’ (Being and Time)에서 현상학적인 관점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시도하였다. 하이데거는 막연하나마 존재를 이해하고 있는 인간을 ‘현존재’ (Dasein)라 하였다. 이러한 현존재는 단순히 사물이나 도구적 존재가 아님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존재는 세계 안에서 다른 많은 존재와 관계를 맺는 가운데 본래적인 존재 양식을 상실하고 비본래적인 존재 방식을 취하게 된다. 이와 같이 본래적 자기를 상실한 현존재를 그는 ‘일상인'(Das Man)이라고 하였다.
일상인으로서의 현존재는 평균화되고 책임을 지지 않는 몰개성적인 인간으로 전락하여 버린다. 이러한 일상인은 불안에서 헤어날 수 없다. 일상인으로서의 현존재가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려면 본래적인 자기를 근원적으로 이해하고 본래적인 자기로서 존재할 것을 결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같이 본래 적인 자기에로 자기 자신을 내던지는 것을 기투라고 하였다. 이러한 기투에 의해 본래적인 존재 방식을 찾는 것이 실존이다(홍경자, 1988).
메이
메이는 미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실존주의적 상담자로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직면하는 불안과 고독에 관심을 가졌다. 존재론적 입장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였다. 메이는 데카르트(Descartes)의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말을 바꾸어 “나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나는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한다”(I am, therefore I think, I feel, I do라고 표현하였다. 메이는 인간(human being)이란 용어에서 존재(being)는 진행형으로 어떤 것이 되어 가는 과정을 함축하고 있으며 명사로 이해한다면 잠재력의 원천을 의미한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이런 점에서 ‘되어가는’ (becoming)이란 말이 더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는 것으로 여겼다. 더불어 인간은 다른 생물과 달리 자기에 대한 자각을 하는 존재임을 강조하였다. 즉 도토리가 가진 잠재력은 자동적으로 도토리나무가 되게 하지만, 인간은 자기 자신이 되려면 자신에 대해 자각해야 하며, 자신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특별한 존재이다.
얄 롬
얄름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왕성하게 실존주의적 심리치료를 수행하고 보급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최근에 집단상담 및 심리치료의 필요성을 주창하고 앞으로 니체의 생각이 실존주의적 치료에 크게 기여하리라고 주장하였다. 알름은 네 가지 인간의 궁극적 관심사를 확인하였다. 그가 제안한 네 가지 궁극적 관심사는 죽음, 자유, 고립, 무의미성이다. 우리는 이것에 대한 자각으로 인해 갈등과 불안을 느낀다.
죽음은 불안의 가장 기본적 원천이다. 삶과 죽음, 존재와 비존재는 상호적이다. 실존적 갈등은 죽음의 불가피성에 대한 자각과 삶을 지속하려는 소망 간의 갈등이다.
인간의 자유는 책임을 가정한다. 우리는 의미 있게 세상에 참여하는 책임과 더불어 자기 삶에 대한 전적인 책임이 있다. 자유를 갖고 태어난 인간은 안정되고 구조화된 세상에 살지 않는다. 그러므로 인간은 갈등한다. 실존적 갈등은 자유 및 근거 없음에 대한 자각과 안정된 근거와 구조에 대한 소망 간의 갈등이다.
알롬은 세 가지 고립을 가정한다. 다른 사람들과 차단된 정도에 따라 일반적으로 고독으로 경험되는 대인 관계적 고립, 자신에 대한 자각으로부터 봉쇄 되거나 자신의 부분과 해리된 개인내적 고립, 그리고 개인이 세상에 홀로 와서 살다가 떠난다는 인간 조건에 뿌리를 둔 실존적 고립이 있다고 본다. 얄롬은 세계로부터 분리인 실존적 고립이 고립의 가장 근본적 형태라고 본다. 실존적 갈등은 자신의 근본적 고립에 대한 자각과 접촉, 보호, 그리고 전체의 부 분이 되고자 하는 소망 간의 갈등이다.
마지막 궁극적 관심사는 무의미성이다. 무의성은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내적 갈등이다. 인간은 일관성, 목적, 의미를 추구한다. 이러한 실존적 의미를 추구하는 인간은 사전에 결정된 의미를 갖지 않은 무관심한 세계에 있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실존적 갈등은 전혀 의미가 없는 세계에서 자신의 의미에 대한 욕구를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 하는 내적 갈등이다.
실존과 실존주의
실존(existence)이란 인간 존재의 특유한 존재 방식을 뜻한다. 따라서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현재에 관계하는 것이며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본질에 대한 규명의 문제는 직접적인 관심사가 아니다. 실존은 본질에 선행한 다. 실존은 밖에(ex) 나타나(sistere) 있는 것을 의미하므로, 실존철학 역시 인간의 숨겨진 본질보다는 드러나 있는 인간의 존재 방식을 묻고 그것을 규명하려는 노력이다. 실존은 현실의 존재, 사실의 존재, 진실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실존주의는 인간의 존재에 관심을 둔다. 인간의 가장 직접적인 경험인 그 자신의 존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다시 말해 인간의 존재를 무에서 시작 된 자유로운 존재로 본다. 인간은 사전에 그 무엇에 의해서도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규정할 수 있는 힘은 오로지 자신에게만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각 개인은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서 선택하고, 행동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가운데 자신의 본질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최경환, 1993).
실존주의적 접근에서 기본적인 인간 조건을 결정하는 범주에 속하는 것은 자각의 능력, 자유와 책임감, 자신의 정체성을 창조하고 다른 사람과 의미 있는 관계를 확립하는 것, 의미, 목적, 가치 그리고 목표의 탐구, 삶의 조건으로 서 불안, 죽음의 자각이다(Corey, 1996). 실존의 의미성은 인간이 결코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차라리 우리는 이 세상에 던져진 우리를 계속 재창조한다고 본다.
실존주의적 인간관
실존주의적 인간관을 일곱 가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인간 실존의 특성은 이 세상에 우연히 내던져진 존재라는 점이다. 그러나 인간이 다른 동물과 차이가 있다는 것은 우리의 삶의 특징이 우연성과 피투성이라는 것을 자각하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연속선상에서의 인간자신의 영향력을 의식하는 데 있다. 이로 인하여 인간은 선택과 결단이 가능하다.
인간은 비록 유전, 환경, 문화에 의하여 제약을 받기는 하지만 이러한 외적 영향에 의하여 전적으로 결정된 존재는 아니다. 다시 말해서 비록 이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이긴 하나 그러한 상황을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각 개인의 선택 여하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각 개인의 본성을 자신이 창조하며 결정할 수가 있다. 따라서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이다. 또한 그 자신의 본질에 대한 책임은 자기에게 있다. - 주체와 객체는 별개의 것으로 생각할 수 없으며 이 양자가 상호연관이 있는 참 만남 속에서 자각이 가능하다
- 그리하여 인간은 정적인 존재가 아니라 의미 있는 전체로서 끊임없이 생성되어지고 변천되는 상태에 놓여 있다.
- 인간은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즉 출제는 비존재를 수반하기 마련이므로 고립, 허무, 개인적 의미나 주체성의 상실, 소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 이처럼 비존재에로의 위협을 느끼게 되는 것이 불안과 적개심, 공격성의 조건이 된다. 실존 자체에 대한 상실을 두려워하는 것을 ‘실존적 불안이라고 한다. 실존적 불안은 현재 누리고 있는 안전상태를 상실하는 것과 새로이 나타날 잠재 능력 간의 갈등 또한 내포한다.
- 인간의 자존감이란 타인이 자신을 평가 해주는 관점에 따라서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자존감은 물론 사회적 관련성 밑에서 어느 정도 형성될 수도 있겠지, 본질적으로 자존감은 자기정체감을 전제로 한다. 각 개인은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이 독자적이며 일회적이고 중요하다.
- 인간은 과거를 떨치고 일어나 즉각적인 상태에서 자신을 초월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와 같은 초월에 능력이 있으으로 인하여 선택의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요약
- 실존주의적 접근을 성격 이론과 관련하여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누면 첫째, 실존주의 철학을 주창한 사람들, 둘째, 종교철학 입장에서 실존주의 입장을 취한 사람들, 셋째, 실존주의적 철학이나 종교철학을 상담 및 심리치료에 적용한 사람들이다.
- 실존주의적 접근에 기여한 주요한 인물들은 키에르케고르, 니체, 하이 데거, 메이, 알롬 등이다. 실존주의 학자들은 존재론적 입장에서 인간이 세계와 관계하는 방식을 주로 강조하였다.
- 실존주의자들이 확인한 인간이 삶을 유지하는 데 관계하는 네 가지 실존의 방식은 주변 세계, 공존 세계, 고유 세계, 영적 세계이다.
- 실존주의자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존적 불안이나 갈등을 야기하는 궁극적 관심사로서 자유와 책임, 삶의 의미성, 죽음과 비존재, 진실성을 제안하였다.
- 프랭클이 제안한 의미치료 체계의 세 가지 핵심 개념은 의지의 자유, 의미에 대한 의지, 삶의 의미이다.
- 프랭클은 의미의 원천으로서 일, 사랑, 고통, 과거, 그리고 삶과 고통의 궁극적 의미를 나타내는 ‘최상의 의미’를 제안 하였다.
- 의미치료를 적용하는 상담 및 심리치료자들이 사용하는 주요한 기법은 역설적 의도와 탈 숙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