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넘효과: 용한 점쟁이의 말, “어머! 그거 내 얘기야!”

 살면서 사주, 점, 별자리운세, 타로점, 혈액형별 성격 등의 글 하나 정도는 읽어보거나 직접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나에 대한 설명이 그럴 듯 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로 나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일까? 오늘은 바넘효과에 대해 알아보자.


바넘효과

서커스 사업가로 유명한 바넘(P. T. Barnum)은 “매 순간마다 바보 혹은 멍청이가 생긴다”(There is a sucker born every minute)”라고 말했다. 바넘이 말한 멍청이가 되는 주요한 특징은 자세한 탐색 없이 어떤 것을 기꺼이 받아 들이는 것이다. 때문에 성격에서 바넘효과(The Barnum Bffect)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애매하고 일반화된 진술을 개인이 자신의 성격에 대한 독특하고 의미 있는 특징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당신은 변화를 좋아하고 다양함을 좋아하고 또는 당신의 결정에 항상 의문을 가진다”라는 성격 해석은 다른 사람들 모두에게 포함되는 보편적 성격이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이렇게 말한다면 이는 마치 의사가 “당신은 눈이 앞에만 달려있어서 뒤를 살피는 데 어려움이 있고, 피부는 딱딱하지 않아서 뾰족한 물건에 상처받기 쉽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검진 내용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유의미한 정보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 때문에 인간의 보편성을 바탕으로 한 성격 해석은 크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사람들은 21세기 첨단과학의 혜택을 누리며 살면서도 점성학, 수상술, 관상학, 골상학, 필적학, 수비학 등 유사과학 (pseudoscience)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설명하는 말을 믿으며 살아가고 있다. 여러 방송사에서 일명 ‘점술가’라는 사람들을 불러 프로그램을 꾸리는 것을 보면 여전히 사람들의 수요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인간의 보편성을 마치 개개인의 유의미한 특징처럼 보이게 만드는 그야말로 ‘유사과학’임을 인지해야한다.

바넘효과의 유래

‘바넘’이란 말은 19세기 미국의 하원의원, 엔터테이너, 기업인, 사기꾼으로 불린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의 이름에서 따온 말이다. 한때 서커스단에서 일했던 바넘은 즉흥적으로 관객들의 성격을 맞추는 쇼를 했는데 사람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잘 맞췄다고 한다. 바넘에게 신기가 있었던 것일까? 바넘은 그저 사람들의 보편적인 특징을 알고 이를 개개인에게 적용시킨 것 뿐이었다. 후에 심리학자 포러(Bertram Forer)는 실험을 통해 이러한 사람의 심리를 바넘효과라는 말로 정의했다. 그가 한 실험은 무엇일까?

포러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테스트 설문지를 돌린 후에 모두에게 똑같은 결과지를 적어 돌려줬다. (스스로를 생각하며 한문장씩 자신과 비교해보자)


당신은 타인이 당신을 좋아하길 원하고, 존경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당신은 당신 스스로를 비판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당신은 성격적인 부분에서 약점이 있지만, 보통 이러한 결점을 잘 극복할 수 있다. 당신에게는 당신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훌륭한 재능이 숨겨져있다. 당신은 외적으로는 당신을 잘 절제하고 통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걱정과 스스로를 자신없어 하기도 한다. 당신은 때때로 올바른 결단을 한 것인가, 올바른 행동을 한 것일까 하는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당신은 어느 정도 변화와 다양성을 좋아하고, 규칙이나 규제의 굴레로 둘러싸이는 것을 싫어한다. 당신은 다른 사람의 주장이 충분한 근거가 없다면 받아들이지 않는 독립적인 사람임을 알고 스스로를 자랑스러워 한다. 당신은 종종 외향적이고 붙임성이 있으며 사회성이 좋지만 가끔은 내향적이고 다른 사람을 경계하며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기도 한다. 당신이 희망하는 것들 중 일부는 다소 비현실적이다. 당신은 성적인 부분을 조율하는데 문제를 가진 적이 있다. 당신에게 안전과 안보는 인생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다. 당신은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솔직한 것은 별로 현명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어떤가? 자신의 성격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다르다고 생각하는가? 실제로 포러는 대다수 점성술 책에서 참고하여 결과지를 썼고 실험을 수십 번 반복한 끝에 자신의 성격을 얼마나 잘 진단하고 있는지에 대해 5점 만점에 4.2점이라는 높은 결과를 받았다.

바넘효과의 원인

바넘효과의 원인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사람들은 주어진 정보를 받아들일 때 자동적으로 인식의 편향을 보인다. 이는 주관적인 경험, 선입견, 예상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인식의 편향을 통해 주목하는 정보를 선택하고, 해당 정보를 특정한 방향으로 해석한다. 이렇게 사람이기 때문에 가질 수 밖에 없는 인지 편향 때문에 주어진 정보 중에서 특정한 부분에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다른 부분은 무시하게 된다. 이는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나 요소에 주목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게 만든다. 더불어 이러한 검사를 할 때 심리적으로 사람들은 무언가를 기대하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기대나 예상에 따라 정보를 해석하고, 행동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자신이 기대하는 대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한마디로 보고 싶은대로 보고 듣고 싶은대로 듣는 사람들의 인지편향적인 사고가 바넘효과를 더욱 극대화한다. 그럼 일상생활 속에서 바넘 효과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바넘효과_점성술

일상생활 속 바넘효과

바넘효과는 우리의 뇌가 주어진 정보나 상황에 대해 주관적인 해석을 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게 만들어준다. 때문에 광고나 마케팅 뿐만 아니라 어떠한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서도 바넘효과를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예시와 함께 살펴보자.

 나이키의 “Just Do It”: 나이키는 “Just Do It”이라는 슬로건을 사용해 사람들에게 운동을 통해 자신을 극복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또한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자극했다.

 피부관리 제품의 “Before & After” 광고: 많은 피부관리 제품들은 “Before & After” 광고를 통해 사용 전과 사용 후의 피부 상태를 비교하였다. 사용 후의 개선된 모습을 강조하여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만들었고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용하면 자신의 피부 상태가 개선된다는 인식을 형성하도록 유도했다.

 ALS 아이스 버킷 챌린지: ALS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2014년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화제가 된 사례이다. 이 캠페인은 ALS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 일명 루게릭병) 환자들을 위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시작되었다. 참여자들은 얼음 물로 가득 찬 양동이를 머리 위에 엎어지게 하고, 도전을 받은 사람들에게 이를 넘겨주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이 캠페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참여자들이 자신의 도전 영상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전을 넘기며 바이럴한 인기를 끌었다.

바넘효과는 사주, 운세 뿐만 아니라 마케팅 전략에서 자주 활용되는 심리학적 현상이기 때문에 개인의 인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때때로 우리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비판적 판단을 놓칠 수 있다. 바넘효과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바넘효과의 극복방법

인지 편향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사고 과정이기 때문에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수용할 때 비판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브랜드나 광고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반드시 정확하거나 완전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다양한 출처에서 정보를 찾고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바넘효과는 감정에 크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 때문에 구매 결정을 내리기 전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기피하고 사실에 기반한 판단을 해야 한다.

요즘  ‘대세나 트렌드에 따라 무엇을 한다’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이는 모든 사람이 좋아하거나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인식과 함께 그것에 따르지 않으면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느끼게 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그것이 나에게 가장 적합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사회적 압박에 저항하고, 자신의 필요와 가치에 맞는 선택을 해야 한다.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만큼 운세, 사주 뿐만 아니라 광고로 물건을 사는 것에 있어서도 위의 내용이 좀 더 신중하고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치며

바넘 효과는 우리가 주관적인 정보를 받을 때 자신에게 적용하려는 경향을 설명하는 중요한 심리학적 개념이다. 이 현상은 긍정적인 정보나 특성을 받을 때 우리가 그 정보를 자신과 연결하려 경향을 보여준다. 그 때문에 바넘 효과를 이해하고 분석하여 우리의 판단을 개선하고 주관적인 정보에 미덕적으로 대처한다면 좀 더 현명한 선택으로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열등감: 나를 성장시키는 원동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