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레이는 생화학 및 의학적 배경에 근거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통해 성격심리학을 발전시켰다. 그는 ‘나에게 성격은 경계선 없는 아프리카 정글이다’라고 하였다. 특히 인간학(personology)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는데, 인간학이란 인간의 삶에 대한 연구와 삶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관한 연구를 가리킨다. 그는 타당성 있는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성격 연구를 확립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일생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수집한 자료를 일관성 있는 이론적 구성개념(constructs)으로 조직화하는 일에 몰두하였다. 머레이는 자신의 이론적 배량을 바탕으로 현재 투사검사로 많이 사용되는 주제통각검사(Thematic Apperception Test: TAT)를 개발하였다.
Murray의 안간학 이론의 몇몇 측면은 프로이트의 이론으로부터 도입되었다. 하지만 프로이트의 개념들을 보다 정교화시키고, 새롭게 부각시켰다. 프로이트의 개념이 임상적으로는 타당하다고 여겨지더라도 과학적으로 연구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머레이는 프로이트의 여러 개념에 조작적 정의를 부여하고 구체적 자료를 수집하여 과학적인 성격 구성개념을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주요개념
머레이는 프로이트가 사용한 개념인 원초아(id), 자아(ego), 초자아 (Superego)로 성격을 구분하였다. 그는 기본적인 추동과 욕구의 원천이 원초아라는 점에는 프로이트와 의견을 같이했지만, 원초아가 부정적인 충동만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초자아는 어떤 욕구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표출되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사회 환경의 내재화된 표상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자아는 조직화된 성격의 자의식적(self-consctous)인 부분으로서 변별력, 경험 전달 능력, 추론능력 그리고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았다(Murray, 1938). Murray는 프로이트보다 자아의 역할과 기능을 더 강조하였다.
여기에서는 머레이의 성격의 원리, 성격의 구분, 성격체계에 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성격의 원리
머레이는 자신이 확립한 인간학을 통해 성격이론을 체계화하였다. 그의 성격이론에서 보여지는 성격의 본질을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성격은 뇌에 근거를 둔다. 이것은 개인의 심리적 과정이 생리적 과정에 의존한다는 것을 강조한 내용이다. 개인의 대뇌 생리적 현상은 성격의 모 든 양상을 좌우한다. 예를 들면, 특정한 약은 뇌의 기능과 성격까지도 바꿀 수 있다. 성격을 좌우하는 모든 것들, 즉 느낌의 상태, 의식과 무의식의 기억, 신념, 태도, 가치, 공포 등은 뇌의 기능에서 비롯된다.
둘째, 성격은 유기체의 욕구로 유도된 긴장 감소와 관련된다. 머레이는 인간이 생리적 및 심리적 긴장을 감소시키는 행동을 하지만, 이것은 긴장이 없는 상태가 되려고 애쓰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프로이트의 견해에 동의했다. 머레이에게서 긴장감소는 긴장이 완전히 해소된 상태보다는 긴장을 감소하기 위한 행동과정이 만족을 준다는 것이다. 그는 긴장이 없는 상태를 고통의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은 흥분, 활동, 진전, 움직임, 열정에 대한 지속적인 욕구를 가진다. 인간은 긴장 감소를 통한 만족감을 얻기 위하여 긴장을 생성한다. 머레이는 인간의 이상적 상태는 일정 수준의 긴장을 수 반한다고 믿었다.
셋째, 성격의 시간에 따른 종단적 본질이다. 즉 개인의 성격은 계속해서 발달하고 생애과정 중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으로 구성된다. 머레이는 ‘유기체의 역사가 유기체’라고 보았다. 그러므로 그는 인간의 과거 사전에 대한 연구가 성격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넷째, 정적인 것이 아니다는 관점이다.
성격은 변화하고 발달한다. 성격은 진행되고 있는 현상으로, 고정되고 다섯째, 성격은 사람들의 유사성뿐만 아니라 각 개인의 독특성을 내포한다. 머레이가 이해했던 것처럼, ‘한 개인은 다른 모든 사람들과 유사하며, 몇몇 사람들과 유사하며, 다른 모든 사람과 전혀 같지 않다.
머레이의 성격 구분
머레이는 프로이트가 사용했던 용어인 원초아, 초자아, 자아 개념을 사용하여 성격을 세 부분으로 나누었다. 그러나 그가 사용한 개념의 의미는 프로이트가 생각한 것과는 다소 다르다.
원초아: 프로이트처럼, 머레이는 원초아가 모든 타고난 충동적인 성향의 저장소라고 제안했다. 또한 그것은 행동의 힘과 방향을 제시해주고 동기의 개념과 관계가 있다. 원초아는 프로이트가 설명한 원시적이고 도덕성이 없으며 탐욕스러운 충동을 포함한다. 그러나 머레이의 성격체계에서 원초아는 사회에서 용인되고 바람직한 충동도 포함된다. 여기서 융의 좋고 나쁜 양 측면을 가진 그림자 원형에 대한 개념의 영향을 찾아볼 수 있다. 즉 원초아는 공감, 모방, 동일시하는 경향성, 쾌락만의 사랑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추구하는 경향성 그리고 환경을 지배하려는 경향성 등을 갖는다.
성격 안의 원초아의 격렬함은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격렬한 욕구나 정서를 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원초아의 힘을 통제하고 방향을 부여하는 문제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지 않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큰 원초아의 에너지를 갖기 때문이다.
초자아: Murray는 초자아를 문화의 가치와 규범의 내재화로서 정의하였다. 초자아는 부모, 권위적 인물뿐 아니라 또래집단과 문화에 의해서 형성된다. 초자아의 형성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으로 한 문화내에서 공유하는 전래 동화나 신화 등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그의 생각은 부모-자녀 상호작용 이상의 다른 영향들을 강조한 점에서 프로이트의 생각과 달랐다. Murray는 프로이트와 달리 초자아가 5세까지 결정되지 않고, 전생애에 걸쳐 계속해서 발달된다고 생각하였다. 즉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개인은 보다 복잡하고 세련 된 경험을 하게 되므로 초자아도 그에 따라 계속해서 발달한다는 것이다.
머레이는 프로이트가 제안했던 것처럼 초자아와 원초아가 항상 갈등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원초아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원초아의 긍정적인 힘은 억제될 필요가 없다. 초자아는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충동을 차단해야만 하지만, 한 편으로는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욕구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표현되고 만족 되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초자아가 발달하는 동안에 역시 자아이상(ego-idea)도 발달한다. 이러한 자아이상은 개인이 추구해야 할 기적 목표를 제공한다. 자아이상은 자신의 최상의 모습을 나타내며 야망과 포부의 총합이다.
자아: 자아는 성격의 합리적 지배자이며, 모든 행동의 의식적 조직자이다. 자아는 원초아의 수용할 수 없는 충동을 수정하고 지연시키려고 한다. 머레이는 자아가 모든 행동의 중심적 조직자라고 제안함으로써 프로이트가 제안한 자아의 개념을 확장하였다. 그러므로 자아는 프로이트가 믿었던 것보다 행동을 결정하는 데 보다 적극적이다. 단순히 원초아의 충동을 따르는 충복이 아니라 자아는 의식적으로 일련의 행동을 계획한다. 자아는 원초아의 쾌락을 억제하는 기능뿐 아니라 수용할 수 있는 원초아의 충동 표현을 조직화하고 방향을 부여함으로써 만족을 얻는다.
또한 자아는 원초아와 초자아간의 조정자이며, 둘 중의 어느 한 쪽을 선호 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자아가 초자아보다 원초아를 선호하면 양심의 가책 없이 행동을 할 수 있다. 또한 자아는 사회가 개인에게 기대하는 것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조화롭게 유지하도록 성격의 두 측면인 원초아와 초자아를 통합 할 수 있다.
성격체계
퍼레이는 성격의 체계를 개인적 욕구(needs)와 환경적 영향인 압력(pres)의 상호작용을 통해 나타난 행동인 주제(thera)의 개념으로 설명하려고 하였다.
욕구: 머레이의 성격 이론과 연구에 대한 가장 중요한 공헌은 행동의 동기와 방향을 설명하는 욕구에 대한 개념이다. 그의 성격 이론은 인간 본성에 관한 심리학이다. 머레이는 “동기는 모든 일의 핵심이다. 그리고 동기는 언제나 유기체 안에 내재하는 어떤 것이다. 라고 했다(Robinson, 1992, P.220).
욕구는 지적 능력과 지가 능력을 조직하고 방향을 부여하는 두뇌의 생리화학적 힘을 의미한다. 욕구는 배고픔이나 갈증과 같은 내부적 과정 혹은 환경에서 일어나는 사건에서 비롯된다. 욕구는 일정 수준의 긴장을 야기시키는데, 유기체는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야기된 긴장을 감소시키려고 한다.
욕구는 행동을 활성화시키고 방향을 결정한다. 즉 욕구는 적절한 방향으로 행 동을 활성화시킨다. 머레이는 연구를 통해 스무 가지의 욕구를 제안하였다(Murray, 1938, P.144-145).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러한 욕구를 다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생동안 이 모든 욕구를 경험할 수도 있고, 결코 경험하지 못할 욕구도 있다. 어떤 욕구는 다른 욕구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어떤 욕구는 다른 욕구와 대립 된다.
- 욕구의 유형: Murray는 욕구를 일차적 욕구와 이차적 욕구 그리고 반응적 욕구와 발생적 욕구로 세분화하였다.
일차적 및 이차적 욕구 일차적 욕구인 생리적 욕구는 신체 내부의 상태에서 기인하고, 성욕과 감각 욕구뿐만 아니라 음식, 물, 공기와 위험회 피 같은 생존에 필요한 욕구도 포함한다. 이차적 욕구인 심리적 욕구는 일차적 욕구에서 부차적으로 발생한다. 이차적이라 불리는 까닭은 그것이 덜 중요해서가 아니라 일차적 욕구로부터 파생되기 때문이다. 이차적 욕구는 정서적 만족과 관련되고, 머레이의 초기 욕구 목록에 있는 대부분의 욕구가 이에 해당된다. - 반응적 및 발생적 욕구 반응적 욕구는 환경에서 특별한 사물에 반응하는 것을 의미하고 오직 그 대상이 존재할 때만 발생한다. 예를 들면, 위험 회피 욕구는 위험이 존재할 때만 나타난다. 발생적 욕구는 특별한 대상 의 존재와는 상관이 없다. 이는 환경으로부터 독립되어 욕구가 발생될 때마다 적절한 행동을 이끌어내는 자발적인 욕구이다. 예를 들어 배고 픈 사람들은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음식을 찾는다. 그들은 음식을 구하는 행동을 하기 전에 TV의 햄버거 광고 같은 자극을 기다리 지 않는다. 반응적 욕구는 특별한 사물에 대한 반응을 수반하고 발생적 욕구는 자발적으로 생긴다.
성격평가 기법
머레이는 성격평가 영역의 선구자이다. 머레이의 성격 평가의 기본 원리는 한 개인의 수행정도를 적절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의 검사를 통해서 한 개인을 충분히 알 수는 없다는 의미이다. 하버드 대학에서 학제간 연구를 통해 머레이는 6개월에 걸쳐 서로 다른 전공의 전문가 28명과 더불어 52명의 남학생들을 연구하였다. 정신분석 적, 실험적, 생리학적 그리고 생애사(ife history) 접근 등을 망라하여 면담, 검사, 설문지, 관찰 등을 통해 엄청난 자료를 수집하였다. 몇 명의 전문 연구자 들이 한 개인을 동시에 관찰함으로써 평가에서의 오류를 줄일 수 있었다. 이 같은 학제간 연구는 그 당시에는 전례가 없던 것이었다.
머레이의 욕구이론을 바탕으로 개발되어 사용되는 기법으로 주제통각검사 (TAT), 에드워드 개인선호도 검사(Edwards Personal Preference Schedule:EPPS), 성격탐색검사(PRF) 등이 있다.
성격이론의 적용
머레이는 인간의 신체적 요소와 환경적 요소 모두를 강조함으로써 성격에 대한 치우친 입장을 피하려고 했다. 또한 과거와 미래 사건 모두 인간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믿었다. 머레이의 이론은 실험적이면서 경험적인 면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특히 욕구에 대한 머레이의 분류법은 그 어떤 성격 유형 분류법보다 더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힘, 성취 그리고 친밀감에 대한 욕구에 관한 여러 연구들(McAdams, 2001)은 모두 머레이의 욕구 이론에 기초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머레이가 뇌의 생리적 과정을 강조한 것은 후에 생물학적이며 화학적 요인의 중요성 에 대한 관심의 전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머레이의 성격이론을 바탕으로 개발된 투사검사인 TAT는 성격 평가기법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왔으며, 현재에도 성격을 탐색하고 진단하는 주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요약
- 머레이는 성격의 원리를 다섯 가지로 제안하였다. 성격이 뇌에 근거를 둔다는 것이며, 성격은 유기체의 욕구로 유도된 긴장 감소와 관련되며, 성격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계속해서 발달된다는 것과 변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성격은 사람들간의 공통적인 면을 포함하기도 하지만 각각의 독특한 측면도 포함한다는 것이다.
- 머레이는 프로이트가 사용했던 원초아, 자아, 초자아의 개념을 도입하여 성격을 설명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프로이트와는 달리 원초아가 부정적인 측면만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주장하며 원초아의 긍정적인 기능을 강조하였다. 그는 자아를 성격의 합리적 지배자이며, 모든 행동의 의식적 조직자로 정의하였다. 자아는 원초아의 수용할 수 없는 충동을 수정하고 지연시키려고 한다. 머레이는 자아가 모든 행동의 중심적 조직자라고 제안함으로써 프로이트가 제안한 자아의 개념을 확장하였다. 초자아는 원초아와 대립되는 역할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수용될 수 있는 욕구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표출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기능도 지닌다.
- 머레이는 성격의 체계를 욕구와 압력 그리고 주제의 개념으로 설명하였다. 주제는 개인적인 욕구와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인인 압력의 결합을 통해 나타난 구별된 행동이다. 머레이는 스무 가지 욕구를 제안하였으며, 욕구의 유형을 일차적 그리고 이차적 욕구, 반응적 및 발 생적 욕구로 나누었다. 압력은 환경 영향을 어떻게 지각하느냐에 따라 압력과 8압력으로 구분하였다.
- 머레이는 프로이트의 성격발달 단계를 바탕으로 아동기를 다섯 단계로 나누었으며, 모든 사람이 다섯 단계의 콤플레스, 즉 폐소 콤플렉스, 구강 콤플렉스, 항문 콤플렉스, 요도 콤플렉스 그리고 거세 콤플렉스를 경험한 다고 보았다.
- 머레이가 개발한 성격 평가기법 가운데 가장 유명한 기법이 주제통각검사(TAT)이다. 또한 욕구 이론을 바탕으로 개발된 검사들로는 에드워드 개인 선호도 검사(EPPS)와 성격탐색검사(PRF) 등이 있다.